
두 달 전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600원 얘기가 나오던 자리였습니다. 지금은 1,400원대입니다.
8월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9.5원, 장중 저점은 1,407.3원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2일 이후 가장 낮습니다.
6월엔 정말 1,600원 얘기가 나왔습니다
6월 6일 장중 환율은 1,561.5원까지 올랐습니다. 공항 환전소 고시 환율은 1,600원대에 들어갔고, 일부 기관은 연중 1,600원 도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시장에서 1,600원이 실제로 찍힌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그때 분위기는 "어디까지 오르나"였습니다.
| 시점 | 원/달러 |
|---|---|
| 6월 6일 (장중 고점) | 1,561.5원 |
| 8월 8일 (종가) | 1,409.5원 |
| 8월 8일 (장중 저점) | 1,407.3원 |
두 달 만에 150원, 약 10% 내렸습니다. 자체 수집한 일별 종가로도 6월 초 1,550원대에서 8월 10일 1,415원대까지 139원, 8.9% 하락입니다.
넷이 겹쳤습니다
한 가지 이유로 내린 게 아닙니다. 방향이 같은 재료가 동시에 들어왔습니다.
첫째, SK하이닉스의 미국 상장 대금입니다. 미국에서 조달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시장에 달러 매도 물량이 나왔습니다. 기업 한 곳의 일회성 거래가 환율을 움직일 만큼 규모가 컸습니다.
둘째,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엔화 매수를 공조했습니다. 이례적인 일입니다. 엔이 오르면 달러는 상대적으로 눌립니다. 원화도 그 흐름을 같이 탑니다.
셋째,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나빴습니다. 경기가 식는다는 신호는 달러 약세로 이어집니다.
넷째,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줄었습니다. 환율은 결국 금리차입니다. 미국 금리가 덜 오를 것으로 보면 달러를 들고 있을 이유가 줄어듭니다.
앞의 두 가지는 한국과 아시아 쪽 사정이고, 뒤의 두 가지는 미국 쪽 사정입니다. 양쪽에서 동시에 밀었습니다.
그런데 1,400원을 찍은 건 아닙니다
제목이나 기사에서 "1,400원"이 자주 보이지만, 아직 그 숫자가 찍히지는 않았습니다. 8월 8일 저점 1,407.3원이 가장 가까웠습니다.
시장에서는 1,400원을 1차 지지선으로 봅니다. 여기를 밑돌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는 견해가 있고, 연내 저점을 1,380원 정도로 보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지지선이라는 말은 예언이 아니라 관찰입니다. 그 자리에서 사는 사람이 많았다는 기록일 뿐이고, 다음에도 그럴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환율이 내리면 내 종목은 어떻게 되나
이게 개인투자자에게 실제로 걸리는 부분입니다. 방향이 갈립니다.
수출 비중이 큰 종목은 불리합니다. 같은 물건을 팔아도 원화로 바꾼 금액이 줄어듭니다. 반도체·자동차처럼 매출 대부분이 달러인 곳이 여기 해당합니다.
원자재를 사 오는 쪽은 유리합니다. 달러로 사는 원가가 싸집니다. 항공·정유·식품처럼 수입 비중이 큰 업종입니다.
외국인 수급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원화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환차익이 붙어 한국 주식을 사기 좋아집니다. 다만 이건 방향이 이어질 때의 이야기이고, 하루 이틀 움직임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음 주에 확인할 것
환율은 금리차와 물가에 반응합니다. 다음 주에 그 두 가지를 건드리는 일정이 있습니다.
| 날짜 | 일정 |
|---|---|
| 8월 12일 | 미국 소비자물가 |
| 8월 13일 | 미국 생산자물가 |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줄고, 그러면 이번 하락의 네 번째 이유가 되돌려집니다. 반대로 낮게 나오면 지금 방향이 이어집니다.
확인할 자리는 하나입니다. 주중 종가가 1,400원을 밑도는지입니다. 밑돌면 1,300원대가 실제로 열리는 것이고, 되돌리면 이번 하락은 속도가 빨랐던 구간으로 남습니다.
참고 자료
- 환율 1,600원 향하다 1,300원대 눈앞…변동성 금융위기 후 최고 (한국무역협회)
- 일별 종가는 자체 수집한 야후 파이낸스 `KRW=X` 기준이며, 본문의 서울 외환시장 종가와는 집계 방식이 달라 10원 안팎 차이가 납니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와 시세를 정리한 것이며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