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이 ISA 개편안을 다시 하라고 한 이유
2026년 8월 7일, 이재명 대통령이 세제개편안의 ISA 개편과 주가누르기 방지법을 두고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정부가 며칠 전 내놓은 자기 안을 대통령이 되돌린 겁니다.
혜택을 늘리겠다는 개편안이었는데 가입자들이 반발했습니다. 무엇이 어긋난 걸까요.
새로 만든 계좌는 파격적이었습니다
정부가 7월 말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생산적 금융 ISA' 신설입니다.
- 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
- 연간 납입한도 2,000만 원, 총 2억 원
- 최초 계약 3년, 최장 10년까지 연장
기존 ISA는 비과세가 일반형 200만 원, 서민형 400만 원까지였고 초과분은 9.9%로 분리과세했습니다. 전액 비과세는 그와 비교가 안 되는 혜택입니다.
청년형은 더 얹었습니다. 15~34세이면서 총급여 7,500만 원 또는 종합소득 6,300만 원 이하면 납입액의 10%를 소득공제하고,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추가 혜택도 줍니다.
조건은 하나입니다. 국내 상장 주식과 주식형 펀드, ETF에만 투자해야 합니다. 해외 지수 ETF는 담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기존 계좌를 함께 건드린 데 있습니다
새 계좌를 만드는 것까지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싫으면 안 들면 됩니다. 그런데 개편안은 이미 쓰고 있는 ISA의 조건도 바꿨습니다.
| 항목 | 기존 | 개편안 |
|---|---|---|
| 계약기간 | 사실상 무기한 연장 | 최장 5년 |
| 미사용 납입한도 | 다음 해로 이월 | 폐지 |
이 두 줄이 반발의 진원지입니다.
5년마다 끊긴다는 것의 의미
ISA는 계좌 안에서 이익과 손실을 합쳐 만기에 한 번 정산합니다. 계약이 길수록 손익을 상계할 기간이 길고, 세금을 내지 않은 돈이 계좌 안에서 계속 굴러갑니다. 복리가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계약기간이 5년으로 끊기면 5년마다 정산하고 다시 가입해야 합니다. 그 시점에 세금을 떼고 나서 다시 시작하니, 굴러가던 눈덩이를 5년마다 멈춰 세우는 셈입니다.
이월 폐지가 누구에게 불리한가
연간 한도 2,000만 원을 매년 꽉 채우는 사람은 이월이 필요 없습니다. 이월 제도는 올해 여유가 없어 못 채운 사람을 위한 장치입니다.
소득이 불규칙한 사회초년생이나 프리랜서는 어떤 해엔 500만 원밖에 못 넣고, 여유가 생긴 해에 밀린 한도를 몰아 넣습니다. 이월이 사라지면 그해 못 넣은 한도는 그냥 사라집니다. 소득이 일정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격차가 생깁니다.
그래서 어떻게 읽혔나
가입자 입장에서 개편안은 이렇게 보입니다. 국내 주식만 담는 새 계좌에는 전액 비과세를 주고, 해외까지 담을 수 있던 기존 계좌는 기간을 자르고 이월을 없앤다.
혜택을 늘린 게 아니라 선택지를 좁힌 것으로 읽힌 겁니다. 개미 투자자와 청년층이 "국내 주식 투자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배경입니다.
여당 의원들에게서도 "정부안이 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국내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겠다는 목적은 분명한데, 그 방법이 기존 가입자의 조건을 불리하게 바꾸는 것이었다는 지적입니다.
함께 되돌려진 주가누르기 방지법
같은 자리에서 주가누르기 방지법도 재검토 대상이 됐습니다.
상속·증여세를 줄이려고 주가를 일부러 낮추는 행위를 잡겠다는 법입니다. 적발되면 주식 가치를 최소 30% 높여 세금을 매깁니다.
문제는 판정 기준이었습니다.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 또는 하위 10%(코스닥)에 해당하면 대상이 됩니다.
기준이 명확해 보이지만, 뒤집으면 13개 반기 중 한 번만 벗어나면 빠져나갑니다. 상속을 앞둔 기업이 특정 반기에만 주가를 관리하면 그물을 통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
재검토 지시는 방향을 바꾸라는 것이지 폐기가 아닙니다. 국내 증시로 자금을 유도한다는 목적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바뀔 여지가 있는 건 그 방법입니다.
세 가지를 보면 됩니다.
첫째, 기존 ISA 조건을 그대로 두는지. 반발의 핵심이 여기였으니 계약기간 제한과 이월 폐지가 철회되는지가 가장 먼저 드러날 신호입니다.
둘째, 생산적 금융 ISA의 투자 대상이 넓어지는지. 국내 전용이라는 조건이 유지되면 "강요"라는 반응도 유지됩니다.
셋째, 주가누르기 방지법의 판정 기간. 13개 반기 중 12개라는 기준이 그대로면 편법 우려도 그대로입니다.
생산적 금융 ISA는 2027년 1월 1일 신규 가입분부터 적용하고 가입 기한은 2029년 12월 31일까지로 잡혀 있었습니다. 재검토가 이 일정을 어떻게 건드리는지도 함께 볼 대목입니다.
참고한 주요 뉴스
- 한국경제 – 李대통령, ISA·주가누르기 방지 개편안 질책…재검토 지시
- 경향신문 – 이 대통령, 'ISA·주가누르기 방지' 세제개편안 "전면 재검토" 지시
- [뉴스핌 – [2026 세제개편] 생산적금융 ISA 신설…국내 투자 땐 이자·배당 전액 '비과세'](https://www.newspim.com/news/view/20260731001283)
- 한국경제 – 국내증시 투자하라며 ISA 혜택 축소…기존 가입자 발목 잡아서야
- 뉴스핌 – 李대통령, ISA 개편 재검토 지시…與 "적극 환영"·野 "졸속 국정"
이 글은 세제 개편 논의를 설명하기 위한 참고 자료입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