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BM 위기론 팩트체크, 인텔·딥시크·엔비디아 뉴스 어디까지 사실일까
온라인에 공유된 한 글은 세 가지 해외 뉴스를 근거로 메모리 반도체의 판이 바뀐다고 주장합니다. 인텔은 HBM 대신 저전력 D램을 대량으로 넣은 GPU를 내놨고, 딥시크는 화웨이 칩으로 학습까지 독립하며, 엔비디아는 HBM의 핵심 부품을 TSMC에 맡겨 한국 메모리 업체를 하청으로 만든다는 내용입니다. 세 주장의 출발점이 된 보도는 실제로 있습니다. 서울경제는 인텔의 AI 추론용 GPU 'D시리즈'를, AI타임스는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딥시크와 화웨이의 칩 협력을, 서울경제는 엔비디아 맞춤형 HBM 'NVHBM'의 생산 조건을 전했고, 로이터는 이 서울경제 보도를 인용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21일 오전 1시까지 확인한 자료로 세 주장을 하나씩 대조한 팩트체크 특집입니다. 확인된 사실, 보도된 계획, 해석을 나눠 적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 보도는 실제로 있었지만, 공개 날짜와 비교 기준, 출처를 바로잡아야 할 대목이 있고 '한국 메모리가 하청으로 밀린다'는 결론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등 지금 공개된 실적과 수급 전망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인텔 D시리즈: HBM을 뺀 것은 사실, 480GB는 협력사 최대 구성
서울경제에 따르면 인텔은 10월 12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OCP 글로벌 서밋 2026'에서 AI 추론용 GPU D시리즈의 세부 사양을 공개했습니다. 저전력 D램인 LPDDR5X를 최대 480GB 탑재할 수 있고, 메모리 대역폭은 초당 1.5TB, 350W 전력에서 FP8 연산 성능은 1.3페타플롭스입니다. 서울경제 보도는 10월 20일에 나왔지만 인텔의 공개는 그보다 여드레 앞선 12일이었습니다.
480GB는 협력 제조사(ODM) 카드의 최대 구성입니다. ServeTheHome은 인텔 자체 카드가 LPDDR5X 160GB를 탑재하고, ODM 카드는 최대 480GB까지 구성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카드는 공랭식 PCIe 형태입니다. 같은 매체는 인텔이 고객에게 샘플을 공급하고 있지만 출시일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B300)의 HBM3E 용량이 288GB라는 점은 엔비디아 개발자 블로그와 일치합니다. ODM 최대 구성인 480GB는 288GB의 약 1.7배이므로 용량 비율의 계산 자체는 맞습니다. 하지만 인텔이 직접 내놓는 카드의 160GB는 288GB보다 작습니다. 속도 차이도 큽니다. B300의 HBM 대역폭은 초당 8TB로, D시리즈의 초당 1.5TB보다 5배 이상 높습니다. 용량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처리 성능까지 앞선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인텔이 LPDDR5X를 고른 배경은 서울경제 보도에 나옵니다. 서울경제는 인텔이 모든 추론에 가장 비싼 메모리와 최고 성능 GPU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고, HBM 공급난과 비용 상승 속에 LPDDR5X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같은 기사는 HBM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일부 수요는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를 함께 전했습니다.
HBM 가격 부담 자체는 실재합니다. 헤럴드경제는 트렌드포스를 인용해 2027년 HBM 계약가격이 70~140% 오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확정된 가격이 아니라 전망입니다. 같은 기사는 여러 클라우드 업체가 차세대 자체 AI 칩의 HBM 탑재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가격 상승이 수요 자체를 꺾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렇다고 'HBM 우회'가 곧 한국 메모리 업체를 건너뛰는 것은 아닙니다. 서울경제 설명대로 LPDDR5X도 저전력 D램입니다. 헤럴드경제가 인용한 트렌드포스 집계에서 2026년 2분기 D램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 39.4%, SK하이닉스 24.9%였습니다. 일부 추론용 제품이 HBM 대신 저전력 D램을 채택하더라도 두 회사는 주요 D램 공급자입니다. 다만 제품 구성과 계약 조건이 바뀌면 매출과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D시리즈의 공개, LPDDR5X 채택, 350W 공랭 설계는 사실입니다. 공개일은 10월 12일이고, '480GB로 B300의 1.7배'는 협력사 최대 구성 기준이며 대역폭 차이를 함께 봐야 하는 비교입니다. 한국 메모리 업체를 우회한다는 결론은 확인되지 않은 해석입니다.
딥시크·화웨이: 사전학습 전환은 '계획', 기술 독립 완성은 아직
AI타임스는 10월 19일(현지시간)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인용해 화웨이가 엔지니어들을 딥시크 사무실에 장기간 파견해 칩 설계 요구 사항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딥시크는 이르면 올해 말부터 화웨이의 '어센드 950DT'를 모델 사전학습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관련 테스트가 진행 중이어서 도입 일정은 바뀔 수 있습니다. 화웨이는 2027년 1분기 출시 목표인 어센드 960DT 물량도 딥시크에 우선 배정할 방침입니다.
쿠다(CUDA)의 대안을 공개한 것도 사실입니다. AI타임스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난달 어센드 950에서 실행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프로그래밍 언어 '타일랭(TileLang)' 버전과 모델 구동에 필요한 코드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산 칩만으로 최첨단 학습을 끝냈다'는 단계는 아닙니다. 같은 보도는 중국의 주요 AI 개발사들이 여전히 최고 성능 모델을 학습할 때 엔비디아 칩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딥시크의 최신 테스트에는 1000개가 넘는 프로세서가 쓰였지만, 모델을 처음부터 학습하려면 어센드 950DT 1만 개 이상을 수주 동안 가동해야 할 수 있다는 과제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토큰포스트는 딥시크가 지난해 화웨이 칩으로 R2 모델을 학습하려다 칩 안정성과 칩 간 통신, 소프트웨어 문제로 엔비디아 하드웨어에서 학습을 마쳤고, 지금도 엔비디아 칩을 더 확보하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엇갈린 보도도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9월 딥시크가 950DT를 모델 운영에 쓸 계획이며 현재로서는 학습에 쓸 계획이 없다는 관계자 발언을 전했습니다.
메모리 구성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화웨이가 2025년 9월 발표에서 밝힌 950DT용 메모리는 자체 개발 HBM인 'HiZQ 2.0'으로, 용량 144GB와 초당 4TB의 메모리 접근 대역폭을 내세웠습니다. 중국산 AI·칩·메모리만으로 최첨단 학습을 마쳤다는 결과는 위 보도들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중국 매출 수치는 집계 기준부터 맞춰야 합니다. 삼성전자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중국 매출 71조5751억 원(전체 238조430억 원의 약 30.1%)은 별도 기준의 내수·수출 현황에 나오는 수치입니다. 해외 법인까지 합친 연결 기준 지역별 순매출에서는 중국이 47조3148억 원으로 전체 333조6059억 원의 약 14.2%입니다.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지역별 매출에서 2025년 중국 매출은 19조1362억 원입니다. 두 회사를 연결 기준으로 맞추면 합계는 약 66조 원입니다. 원글의 '삼성 약 71조 원·하이닉스 약 26조 원, 합계 약 97조 원'은 이 연결 기준 합계와 30조 원 넘게 차이가 납니다.
AI 칩 자립만으로 이 매출이 한꺼번에 사라진다는 계산도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AI타임스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 HBM 접근을 이미 제약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쪽에서 눈여겨볼 변화는 범용 D램입니다. 헤럴드경제가 인용한 트렌드포스 집계에서 중국 CXMT의 D램 매출 점유율은 1분기 7.6%에서 2분기 9.5%로 올랐고, 2분기에는 서버용 D램 매출이 처음으로 모바일용을 넘었습니다. 중국 고객이 범용 메모리를 자국산으로 바꾸는 속도가 빨라진다면 한국 업체의 중국 매출에 더 직접적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화웨이와 딥시크의 협력, 사전학습 투입 계획, 쿠다 대안 공개는 보도된 사실입니다. '이미 기술 독립을 이뤘다'는 것은 계획을 결과처럼 쓴 과장입니다. 삼성전자의 71조 원대·30%는 별도 기준 수치와 맞지만, 연결 기준으로 맞춘 두 회사의 중국 매출은 약 66조 원입니다.
엔비디아 NVHBM: TSMC 3나노 요구는 보도됐지만 '한국 하청론'은 과장
원글은 로이터 보도라고 했지만 로이터 기사 자체가 서울경제 보도를 인용한 것입니다. 서울경제는 10월 18일 업계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8월 공개한 맞춤형 HBM 'NVHBM' 생산을 맡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에 베이스다이를 TSMC 3나노 공정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코어다이도 6세대 D램 공정(1c)으로 통일하도록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내부 검토 끝에 엔비디아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로이터는 10월 18일 서울발 기사에서 이 내용을 서울경제 보도로 인용해 전했습니다.
엔비디아가 베이스다이 설계를 주도하는 방향은 엔비디아 공식 블로그에도 나옵니다. NVHBM은 엔비디아의 맞춤형 메모리 컨트롤러를 HBM 베이스다이에 통합하고, 엔비디아는 여러 메모리 공급사에서 쓸 수 있는 표준 NVHBM 구현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모든 차세대 HBM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NVHBM은 HBM4E(7세대) 구조를 기반으로 한 엔비디아용 맞춤형 제품입니다. 삼성은 표준 HBM 제품에서는 턴키(일괄공급) 전략을 유지하고, AMD 등 다른 고객사의 맞춤형 HBM에서도 턴키 방식을 고수할 방침입니다. 메모리 업체가 D램 벽돌만 납품하는 구조도 아닙니다. 삼성은 NVHBM을 개발하면서 핵심 구성품인 베이스다이에 TSMC 공정을 활용하기로 했고, 수요가 TSMC 생산능력을 넘어설 경우에 대비해 자체 파운드리 생산 가능성도 검증하고 있습니다.
더일렉에 따르면 마이크론도 NVHBM의 베이스다이를 외부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들지만, NVHBM의 평균 판매가격과 이익률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이크론 최고운영책임자는 NVHBM의 맞춤형 기능이 더 큰 가치를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이 자존심을 꺾었다'는 표현에도 맥락이 필요합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TSMC와 협력해 베이스다이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현재 양산 중인 HBM4에는 TSMC 12나노급 공정을 쓰고 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2024년 9월 삼성이 고객이 베이스다이를 직접 설계하도록 허용하고 생산을 자사 파운드리로 한정하지 않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사이트코리아에 고객사와의 계약 관계나 구체적인 공급 로드맵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스다이의 비용 비중을 보면 이렇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2025년 5월 업계 추산을 인용해 HBM4 전체 단가에서 로직 다이(베이스다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대에 이를 것으로 전했습니다. 단가 비중이 부가가치 배분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 베이스다이 하나가 HBM 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추산입니다. 비용 부담은 실제로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는 HBM4용 TSMC 베이스다이가 SK하이닉스의 코어다이보다 3~4배 비싸고, 장기공급계약 비중이 높아 파운드리 비용 상승분을 곧바로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인사이트코리아에 메모리 사업부로서는 외부 공정을 택하는 실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삼성 전체로는 파운드리 사업부의 선단 공정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코리아도 이번 결정으로 전사 차원에서는 파운드리 경쟁력 입증이라는 과제가 무거워졌다는 지적을 전했습니다.
정리하면 엔비디아의 TSMC 3나노 요구와 삼성의 수용은 서울경제가 업계를 인용해 보도했고 로이터가 이를 인용했습니다. 적용 범위는 NVHBM이며, 한국 업체가 하청 단가 경쟁으로 밀려났다는 결론은 현재 근거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지금 숫자로 본 메모리 업체의 위치
하청화가 진행 중인지 가늠할 지표 가운데 하나는 이익률과 수급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수치는 높은 이익률과 공급 부족 전망을 보여줍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2분기에 매출 79조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5426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76%였습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 원, 영업이익률은 55.1%였습니다.
서울경제가 인용한 UBS 전망에 따르면 내년 HBM 수요는 약 615억Gb로 올해보다 91% 늘어나지만, 메모리 업체들의 신규 출하량은 546억Gb에 그쳐 수요 대비 10%가량 공급 부족이 우려됩니다.
이 숫자가 위험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적은 이미 지나간 분기의 결과이고, 수급은 전망입니다. 헤럴드경제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울트라에 12단 HBM4E 대신 8단 HBM4E나 HBM4를 쓰는 시제품을 평가하고 있다는 보도를 전하며,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고객이 HBM 탑재량 자체를 줄이는 '수요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엔비디아는 표준 NVHBM 구현이 여러 공급사의 메모리를 통합하고 검증하는 부담을 줄인다고 설명합니다. 공급 부족이 풀리는 시점에 이런 변화가 겹친다면 메모리 업체의 협상력은 지금보다 약해질 수 있습니다. 원글이 짚은 방향은 장기 위험으로서 의미가 있지만, 현재 상태를 설명하는 결론으로는 앞서 나갔습니다.
다음에 확인할 지표
첫째, 인텔 D시리즈의 출시일과 실제 고객 채택 규모입니다. 샘플 공급 단계에서 HBM 수요 감소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둘째, 딥시크가 어센드 950DT로 사전학습을 실제로 마쳤는지입니다. 계획과 결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셋째, NVHBM 공급 조건과 HBM 장기계약 가격입니다. 메모리 업체의 이익률이 유지되는지가 하청화 주장을 가를 증거입니다. 넷째, 범용 D램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 변화입니다.
보유자는 '판이 바뀐다'는 한 편의 글보다 위 지표의 실제 변화를 기준으로 판단을 갱신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산업 해설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이 글은 시장 데이터를 정리한 참고 자료입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참고한 주요 뉴스
- 서울경제 10월 20일 인텔 D시리즈 보도
- ServeTheHome 인텔 GPU D-Series 사양 기사
- 엔비디아 개발자 블로그 블랙웰 울트라 설명
- 헤럴드경제 HBM 가격 전망 기사
- 헤럴드경제 D램 점유율 기사
- AI타임스 딥시크·화웨이 협력 기사
- 토큰포스트 딥시크·화웨이 기사
- 블룸버그 9월 딥시크·화웨이 칩 기사
- 화웨이 2025년 9월 어센드 로드맵 기조연설
- DART 삼성전자 2025년 사업보고서
- DART SK하이닉스 2025년 사업보고서
- 서울경제 10월 18일 NVHBM 베이스다이 보도
- 로이터 10월 18일 기사(The Star 전재)
- 엔비디아 NVLink Fusion·NVHBM 블로그
- 더일렉 마이크론 NVHBM 기사
- 헤럴드경제 SK하이닉스 베이스다이 기사
- 트렌드포스 2024년 9월 삼성 베이스다이 기사
- 인사이트코리아 삼성전자·TSMC 기사
- 지디넷코리아 HBM4 로직 다이 단가 기사
- SK하이닉스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문
- 헤럴드경제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 기사
- 서울경제 10월 18일 HBM 수급 분석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