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76% 발표한 날 SK하이닉스가 9.61% 빠진 이유

참한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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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가 실적를 설명하는 특집 이미지
SK하이닉스 주가 실적를 설명하는 특집 이미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을 냈습니다.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률 76%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입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7%, 영업이익은 557%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적을 발표한 7월 29일, 주가는 9.61% 빠졌습니다.

실적 발표 뒤 흐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자체 수집한 장마감 시세입니다.

날짜등락률거래대금 순위
7월 29일 (실적 발표)-9.61%1위
7월 30일-5.64%1위
7월 31일+29.95%1위
8월 3일-8.79%1위
8월 6일-10.37%1위
8월 7일-4.88%1위

7월 이후 수집한 28거래일 가운데 17일이 하락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28일 내내 거래대금 1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이 조합이 이 종목의 지금 상태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관심은 시장에서 가장 높은데 주가는 안 갑니다. 아무도 안 보는 종목이 빠지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회사 곳간은 오히려 두꺼워졌습니다

숫자만 보면 걱정할 구석이 잘 안 보입니다.

항목2분기 말
현금성 자산88조 원 (전 분기 대비 +33조 6,000억 원)
차입금18조 6,000억 원 (-7,000억 원)
순현금69조 4,000억 원

돈을 벌었고, 빚은 줄었고, 현금은 쌓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흔들리는 건 실적이 아닙니다.

세 가지가 겹쳤습니다

첫째, 자회사 상장 이야기입니다.

여기는 구조를 정확히 봐야 합니다. 흔히 "솔리다임을 상장한다"고 줄여 말하는데, 실제로는 이름이 옮겨 갔습니다.

솔리다임은 2021년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사들여 만든 미국 법인입니다. 그 법인이 지금은 'AI Company'로 이름을 바꿨고, 낸드 사업은 그 아래 신설 솔리다임으로 다시 담겼습니다. 나스닥 상장을 위해 외부 투자를 받는 대상은 이 신설 법인입니다.

소유 사슬은 이렇게 됩니다.

단계법인상태
지주사SK(주)상장
자회사SK스퀘어상장
손자회사SK하이닉스 (SK스퀘어 지분 20.0%)상장
증손회사美 AI Company (구 솔리다임)비상장
고손회사솔리다임 (신설)비상장, 나스닥 IPO 목적 외부 투자유치 추진

여기서 신설 솔리다임이 상장하면 상장사가 네 단계로 겹칩니다. 자회사를 따로 상장해 성장의 몫이 쪼개지는 것을 중복 상장이라고 부르는데, 국내 대기업집단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형태가 됩니다.

주주가 걱정하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지금은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을 100% 갖고 있습니다. 신설 솔리다임이 나스닥에서 외부 자금을 받으면 그만큼 지분이 희석됩니다. 돈이 밖으로 나가는 문제가 아니라 성장의 몫이 쪼개지는 문제입니다.

AI Company에는 SK하이닉스가 2억 5,000만 달러, SK이노베이션이 3억 8,000만 달러, SK텔레콤이 4억 8,000만 달러를 넣습니다. 이 법인 아래에는 람다·앤트로픽·테라파워 같은 그룹 AI 투자자산이 붙습니다. 하이닉스가 넣은 돈이 낸드가 아니라 그룹 AI 쪽으로 간다는 뜻입니다.

회사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해명 공시했습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고, 지금 주가를 누르는 것도 "했다"가 아니라 "할지도 모른다"입니다.

둘째, 반값 공급설입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시세보다 약 50%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그 대가로 SK 계열사가 미국 데이터센터용 GPU를 우선 배정받는다는 주장이 퍼졌습니다.

회사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HBM은 고객사별 성능·사양·물량·계약 기간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 특정 업체 공급가만 떼어 할인 폭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주주환원 속도입니다.

여기서 순서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망이 나온 자리는 배당 금액이 아니라 그 전이었습니다.

날짜무슨 일등락률
7월 29일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 주주환원을 두고 투심을 돌릴 만한 내용이 없었습니다-9.61%
7월 30일-5.64%
8월 7일분기 배당 공시 (주당 375원, 총 2,733억 원)-4.88%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한 날 9.61%가 빠진 건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번 돈을 언제 얼마나 돌려줄지에 대한 답이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배당 공시는 그로부터 9일 뒤였습니다.

회사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 3분기 중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의 50% 이내에서 추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언론에서는 특별배당이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회사가 특별배당을 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습니다. 지금 확정된 사실은 "3분기 중 확정해 발표한다"까지입니다. 그 이상은 아직 관측입니다.

금액보다 비율을 보면 더 분명합니다.

기준계산배당성향
2분기 순이익 93조 9,226억 원2,733억 ÷ 93.9조0.29%
2분기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2,733억 ÷ 60.5조0.45%

번 돈의 0.3%를 돌려줬습니다. 국내 대형주 배당성향이 보통 20~30%인 것과 견주면 자릿수가 두 개 다릅니다. 배당을 했다는 형식은 맞지만, 비율로 보면 안 준 것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순현금은 69조 4,000억 원이고 회사가 연초 제시한 목표는 순현금 100조 원입니다. 곳간이 부족해서 못 준 게 아닙니다. 그래서 시장이 보는 건 규모가 아니라 결정입니다.

정리하면 이런 그림입니다

첫째와 둘째는 "번 돈이 주주 몫으로 오느냐"는 의심입니다. 자회사를 따로 상장하면 성장의 일부가 다른 주주에게 갈 수 있고, 계열사가 유리한 조건을 받는다는 소문은 이익이 새어 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셋째는 "언제 얼마나 돌려주느냐"입니다.

셋 다 실적표에는 안 나오는 항목입니다. 영업이익률 76%는 회사가 얼마나 잘 버는지를 보여주지만, 그 돈이 주주에게 어떻게 오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지금 값이 매겨지지 않는 자리가 거기입니다.

그래서 볼 것도 두 가지입니다

첫째, 3분기 주주환원 확정안입니다. 규모와 방식(배당이냐 자사주 소각이냐)이 나옵니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직접 올리므로 배당보다 강한 신호로 읽힙니다.

둘째, 솔리다임 상장 결정입니다. 검토 단계가 확정으로 바뀌는지, 바뀐다면 기존 주주 보호 장치가 함께 나오는지가 핵심입니다.

이 둘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같은 자리를 맴돌 수 있습니다. 거래대금 1위를 유지하면서 17일을 내린 지난 한 달이 그 상태를 보여줍니다.

참고 자료

일자별 등락률과 거래대금 순위는 자체 수집한 장마감 리포트 기준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보도와 자체 수집 시세를 정리한 것이며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